60000트윗이벤트 세번째 당첨자 사언니!!
저에게 인생의 숙제를 남겨주었습니다.. 불꽃의 미라쥬 나오에와 타카야 쪄왔어요!!!ㅋㅋㅋㅋㅋㅋ!!!
엄 대충 시기는 9권? 10권? 양귀비편 전쯤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얀 입김이 한 움큼 터져 나왔다. 한숨 한 번으로 훅 올라오는 그것을 타카야는 의미 없이 바라보았다. 벌써 겨울이 다 되었다는 감상보다 춥다는 현실적인 냉정함이 더 가까웠다. 코트 목깃을 더 바짝 세우는 타카야의 옆으로 어느새 익숙한 위화감이 다가섰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를 돌아보는 기색도 없이 타카야는 먼저 두 발자국 앞섰다.
“카게토라님.”
눈치 좋게 넘어갈 줄 모르는 남자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타카야는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목소리의 주인이라면 이미 질릴 정도로 충분히 보아왔다고 생각했고, 더욱이 돌아봐 줄 기본적인 상냥함조차 갖춰주고 싶지 않은 인물이었다. 카게토라로서도, 오우기 타카야로서도 이름조차 꺼려지는 그는 그런 정도의 관계성이었다. 그런 정도의 관계성이고 싶었다. 타카야는 괜스레 입술에 힘을 주었다. 부자연스러운 모양이 되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굳은 표정이어도 그의 태도에는 흐림 하나 없을 것이다. 그런 주제에 눈빛만큼은 바로 달려들어 호랑이의 가죽을 벗겨낼 사냥꾼의 그것이었다.
모순된 애증을 비웃으며 타카야는 꽉 가둔 입 안으로나마 짧게 혀를 찼다. 들릴 리도 없을 테지만 차라리 들렸으면 좋겠다고 타카야는 버석하게 마른 입술을 매만지다 불쑥 앞으로 튀어나온 인영에 반사적으로 손을 바로 했다. 하지만 대답도 하지 않고 돌아보지 않아도 뒤따라오던 이는 타카야의 그런 행태를 매우 잘 알고 있다는 듯 염을 쏠 태세의 차가운 손을 제 손으로 가볍게 덮어버렸다. 갑자기 튀어나온 것도 모자라 이어지는 그의 손길에 타카야는 오만상을 구기며 짜증스러운 그 이름을 불렀다.
“나오에.”
짐짓 맹수의 목울음과도 비슷한 경계를 듣는 둥 마는 둥하며 그이는, 나오에는 짙은 회색의 트렌치코트 위로 두르고 있던 선명한 남색 목도리를 벗었다. 상당고가의 물건이 분명한 그것을 차곡차곡 벗은 나오에가 타카야의 목에 그것을 둘러주며 유려하게 매듭을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오에의 향수냄새가 어렴풋하게 남아 제 목을 감싸는 그것에 타카야는 아주 약간 멍해지고 말았다. 이제 되었다는 듯 가벼운 목례를 해 보이는 나오에의 앞에서 타카야의 손은 올 하나 일어나지 않은 그 매듭을 훌훌 풀어버렸다.
당황한 이력은 눈썹 끝을 살짝 움찔거리는 모양으로 끝이었다. 그런 나오에를 빠르게 지나치며 타카야는 다시 서늘해진 목에서 더러운 것이라도 닦아내는 것 마냥 한 번 손으로 훑어냈다. 그리곤 다 풀려서 바닥에 살짝 끌리는 목도리를 길가의 쓰레기통에 망설임 없이 던져넣었다.
멀찍이 떨어진 뒤편에서 치아키의 휘파람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타카야는 돌아보지 않고 가던 길에 바삐 걸음을 움직였다. 뒤따라오던 나오에의 발소리는 멈추는 일 없이 계속 타카야를 쫓아왔다. 타카야는 연신 향수 냄새가 남아있는 목 부근을 손으로 연신 닦아냈다.
∞
“학교에서 오라고 연락 왔다며?”
불쑥 타카야의 호텔방으로 쳐들어온 치아키는 한 손으로 살랑살랑 맥주 캔 2개를 흔들며 웃었다. 완벽하게 약 올리는 모양새였건만 거기에 대고 무어라 할 기력은 없어서 타카야는 그대로 치아키를 안으로 들였다. 하지만 쉬고 있던 방에 급습한 뇌물은 맥주뿐만이 아니었는지 치아키는 뒤로 감추고 있던 다른 손을 타카야의 명치 쪽에 쑥 뻗었다. 반사적으로 막으려던 타카야의 손 안에는 바로 전날 오전, 나오에로부터 타카야에게, 타카야로부터 쓰레기통으로 던져넣어졌던 남색 목도리가 쥐어졌다.
그 잠깐사이에도 기억 속에 똑똑히 박힌 남색의 선명함에 타카야는 쥐고 있는 손 안이 시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런 타카야의 상념을 깨며 치아키는 능청스레 맥주 한 캔을 가볍게 따고 입술을 댔다. 유독 부드러운 질감으로 봐선 아무래도 냉큼 주워서 드라이를 맡긴 것 같았다. 쓸데없는 부르주아 기질이라며 잔소리를 뱉기도 전에 싫은 이름이 무의식적으로 먼저 튀어나가고 말았다.
“이건 그 녀석 거야.”
“나오에가 너에게 주었으니까 네 거지.”
치아키는 예상했다는 듯 자연스레 맞받아쳤다. 매우 불만스러운 얼굴을 마주한 채건만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히죽히죽 웃던 치아키는 들고 있던 제몫의 캔을 내려두고 이번에는 타카야 몫의 캔을 땄다. 치익하고 탄산이 올라오는 소리는 자극적이었지만 타카야는 그래도 영 내키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녀석도 말이지. 인간이야. 우리 모두 환생자 이전에 인간이라고. 카게토라.”
거품이 약간 올라온 캔을 타카야에게 내민 치아키는 여유로운 웃음을 머금은 그대로였지만 검게 빛나는 눈동자만큼은 침적하게 반짝였다. 타카야는 내미는 캔을 받아들며 한숨을 섞고 투덜거렸다.
“……알아.”
다음날 바로 치아키를 동반하여 학교에 들르기로 시간 약속을 잡은 후 이어진 실없는 대화는 늦은 밤까지 계속되었다. 결국 피곤함에 먼저 넉 다운을 외쳐 치아키를 억지로 보낸 타카야는 대충 테이블 의자 위에 걸어두었던 푸른 목도리를 조심조심 집어 들었다. 부드럽고 따스한 온기의 촉감과는 다르게 서슬 퍼런 남색은 마치 나오에의 깊은 눈동자를 떠올리게 했다.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난다고 해도 그 깊이만큼은 절대로 변치 않았을 것이다. 카게토라는 그 깊이를 계속 기억하고 보아왔을 것이다. 타카야는 유독 버거워진 숨을 억지로 내쉬며 손에 쥐고 있던 목도리를 가까이, 가까이 바로 눈앞까지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이 답답한 공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처럼 목도리에 입과 코를 묻었다.
거기에 향수냄새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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