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미식협 [해7a] 에서 나올 '오! 나의 배우님!' 1차 샘플입니다.

전연령 떡제본으로 발행할 예정이며, 

짤막짤막한 에피소드를 이어붙이듯 넘버링하여 내용이 진행되다보니 한번 더 추가샘플을 공개할 생각입니다.

별도의 선입금예약은 없으며 수량조사에 최대한 맞춰 현장판매와 행사 이후 통신판매로만 진행합니다.

현재 표지는 준비중에 있어 완성 되는대로 정리된 인포와 함께 뵙겠습니다.


>>>수량조사 바로가기(~17일까지)<<<



0.



 [대표이사실]


 정희원은 묵묵히 그 명패를 노려보았다. 이미 한 차례 역할을 끝낸 손은 문 앞의 허공에 어중간하게 멈춰있었으나 또 두드릴 기미라곤 없었다. 대신 그녀는 문 안쪽에서 미미하게 들리는 소음에 귀를 기울이며 차분히 양 눈썹을 일그러트릴 따름이었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제 덩치 탓에 한참은 더 작아 보이는 서류철을 든 이현성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결국, 정희원이 뒤쪽으로 손을 탁 내려치며 조용히 하라는 의미를 직접 전달해서야 거대한 부산스러움은 잦아들었다. 그러나 문 안쪽의 소음은 도리어 한층 더 폭발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키보드 소리가 분명했다.



 “이사님!”



 그리고 정희원의 인내심도 폭발에 이르렀다. 다시 한번 노크하기보다 냅다 문을 열어버리는 쪽을 택한 그녀에게 돌아온 대답이라곤 한층 더 선명하고 소란스럽게 내리치다시피 울려 퍼지는 키보드 소리뿐이었다. 아주 그냥 부숴버릴 듯이 두드리는 꼴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오늘 정상 업무는 이대로 끝이 분명했다. 뻔한 결말을 눈앞에 두고도 정희원은 짜증스레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또각또각 구두 굽 소리를 냈다. 그렇게 다가간 책상에는 키보드 소리뿐만 아니라 험악하게 중얼거리는 혼잣말 소리까지 남김없이 들려왔다.



 “이보세요, 김독자 씨!”

 “희, 희원 씨!”



 기어코 막 나가는 정희원을 차마 붙들지는 못하고 이현성은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난데 아닌 아비규환이 코앞에서 펼쳐졌는데도 여전히 방의 주인은 화면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목을 앞으로 빼고 계속해서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었다. 책상 옆으로 살짝 치워둔 그의 스마트폰에서는 연신 알람이 울려대며 이 상황에 더욱 혼란스러운 서라운드를 가미해주었다. 하지만 소귀에 경 읽기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도 그럴 듯이 회사 최고 결정권자께서는 현재,



 “중혁이가 개복치면 니들은 심해오징어다. 이것들이 진짜 뚫린 댓글 창이라고 막말하네. 미친, 진짜 어이없어. 중혁이를 개복치라고 부를 수 있는 건 나밖에 없거든? 그래, 나 얼빠다. 어쩔 건데?”



 한창 배우 덕질중이시기 때문이다.



 “야! 김독자!”



 기어코 뚜껑이 열린 그녀와 김독자의 사이를 제 몸으로 틀어막은 이현성은 그제야 퀭하게 눈그늘이 내려앉은 눈동자가 자신을 향한 것에 약간 안도했다. 오전 회의 당시에만 하더라도 멀쩡했던 사람이 그새 이렇게까지 퀭하게 피곤이 내려앉을 수 있는 건지 의문스러웠지만 지금 당장은 그가 화면에서 눈을 뗐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다행스러웠다.



 “죄송한데, 결재는 내일 가져오세요.”



 그러나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먼저 치고 들어온 대답은 이리도 원망스러웠다. 그런 그의 심경을 골백번 이해한다는 양 분노가 서린 목소리가 뒤에서부터 날카롭게 김독자를 겨누었다.



 “회사에서 일 안 해요? 일?”

 “……이번엔 문 안 잠갔잖아요.”

 “못 잠근 거겠죠. 내가 부숴놔서.”

 “…….”



 또로록. 이현성은 훈련 중에 귀가 아프도록 들었던 눈알 굴러가는 소리 난다는 말뜻을 이제야 똑바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옆으로 슬그머니 회피하던 김독자의 시선은 기어코 막 새 알람이 뜨던 스마트폰 액정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컴퓨터 화면으로 또 힐긋, 그리고 다시금 이현성에게 닿았다.



 “현성 씨.”

 “네.”

 “보안팀장님.”

 “네, 김 대표님.”



 부르는 대로 꼬박꼬박 대답하면서도 이현성의 눈은 갈팡질팡 김독자와 정희원 사이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런 그를 한발 빠르게 붙든 이는 다름 아닌 사태의 원흉, 김독자 본인이었다.



 “정희원 이사님 좀 사무실까지 모셔다드리세요.”



 눈 밑으로 어둑한 그늘이 지고서 활짝 만개한 미소는 매우 수상쩍었다. 그렇기에 이현성은 잠시 굳어버렸고, 정희원 또한 멍하게 그를 바라보았다가 바락 뒤늦은 성을 내었다.



 “대표라는 놈이 일은 안 하고 문 잠그고 수상한 짓거리나 하는데! 그럼 가만히 있어요?!”

 “수상한 짓거리?! 우리 중혁이 팬질하는게 뭐 어때서!”

 “그래서 지금 업무 시간 중에 키배뜨는 게 자랑이냐!”



 급기야 다시금 튀어나온 짜증을 어떻게든 몸뚱이로 틀어막은 이현성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그녀를 밀어냈다. 차마 손으로 붙잡지는 못해 어정쩡히 손목과 팔꿈치로 툭, 툭, 세지 않은 힘을 들이는 모양새가 도리어 안쓰러울 지경이었으나 정희원도 김독자도 먼저 물러날 생각은 전혀 없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이현성이 선택하는 1순위는 결국 한 사람이었다.



 “……희원 씨, 사무실까지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내 발로 나갈 거예요! 저 인간 저거! 누가 보면 아주 사랑이라도 하는 줄 알겠다!”



 김독자는 대답조차 없이 다시금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 모든 원흉의 시작은 그러니까 정확히 1년 전에 우연히 보게 된 드라마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



 어렵사리 세운 회사가 겨우 안정궤도에 진입했을 즈음이었다. 대표자에 자기 이름을 올리고 근 2년 동안 휴일다운 휴일을 누려보지 못했기에 김독자는 이 꿀 같은 휴가를 허투루 보낼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집으로 돌아온 즉시 샤워부터 끝내고는 식사도 아닌 잠부터 보충하기 위해 비척비척 침대로 향했다. 몸을 제대로 뉠 겨를조차 없이 베개부터 가져다 얼굴을 푹 파묻어버린 김독자는 그대로 느릿한 호흡을 반복했다.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않고 뻗어버린지라 축축한 머리카락이 목덜미와 얼굴에 붙어 꽤나 성가셨지만, 이미 한참 전에 감긴 눈꺼풀은 물론 온몸이 물먹은 솜마냥 무거워서 이대로 푹 꺼져 침대에 삼켜지는 우스운 상상마저 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안락한 여유는 오래가지 못했다.



 “아……, 하필 나오기 전에 커피 마셔서.”



 잘 준비를 완벽하게 끝낸 김독자의 복병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습관이 되어버려 거의 물처럼 마시던 커피가 하필 이 타이밍에 실력발휘 할 줄은 꿈에도 모른 것이다. 평소에는 그렇게 진탕 마셔대도 졸음만 한가득하였건만, 당장 자려고 누운 지금에야 또렷한 정신과 예민해진 감각이 열심히 일하는 통에 결국 그는 피로한 좀비가 되어 몸을 일으켰다.



 “누워도 지옥, 일어나도 지옥이야. 아으…….”



 절로 흘러나오는 곡소리를 투덜거리며 김독자는 미적미적 침대 위에 똑바로 자리를 잡았다. 딱딱한 침대 헤드 사이에 베개를 두 개나 꾸역꾸역 욱여넣어 기대기 쉽게 하고서 그는 퍽 오랫동안 사용하지 못했던 리모컨을 작동시켰다. 제목부터 지루한 영화라도 보고 있으면 물러갔던 수마도 다시금 득달같이 쫓아오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러나 그 단순한 사고와 잘 맞아떨어진 우연은 김독자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오, 학교? 이 시리즈 되게 오래 하네.”



 문화생활로 영화도, 대외활동도 아닌 책을 선택하는 김독자였다. 즉 그의 집에 있는 TV는 잠을 달아내는 용도로 드문드문 사용했던 터라 켜자마자 올라온 채널에는 익숙한 타이틀의 미니시리즈가 방영 중이었다. 그리고 김독자는 채널을 더 돌려보거나 영화를 찾는 수고로운 일을 감행하는 대신 음량만 적당히 조절한 후 그대로 리모컨을 내려놓았다. 


 1화부터 재방송이라는 친절한 상단 문구까지 확인한 김독자는 침대 꾸밈용 쿠션까지 끌어안고서 본격적인 관람에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하고 뻔한 전개에 금방 잠이 들 거라 철썩같이 믿었던 그는 최종화를 코앞에 둔 15화까지 몰아쳐서 모두 시청하고 나서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유야 지극히 간단했다.



 “유중혁……? 쟤 신인이지? 아니 그것보다, 와…. 사람이 왜 저렇게 잘 생겼냐.”



 퇴근하자마자 식사까지 건너뛰며 잠을 택했으나 현실은 날밤을 새워 드라마를 시청한 거로도 모자라 배우 입덕의 문턱에 이미 한 발자국 들어간 실정이나 다름없었다. 차라리 여기에서 끝이면 다행이련만 수마가 다시 돌아올 자리조차 주지 않고 그의 두뇌는 빠르게 새 명령어를 실행시켰다.


 충전기에 꽂아놨던 스마트폰을 다시 켜자마자 그의 두 손가락은 유중혁이라는 이름부터 바로 검색했다. 이윽고 드러난 짤막한 프로필을 빠르게 눈으로 훑은 김독자의 시선은 그 아래 역시 길지 않은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광고에 잠깐씩 얼굴을 비추는 아역으로 시작해 제대로 된 배역은 당장 김독자가 보았던 미니시리즈가 전부였다. 아쉬우면서도 뭔가 원석을 일찍 발견한 듯 묘한 뿌듯함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그러던 차에 눈에 띈 소위 ‘카페’는 김독자를 컴퓨터 앞으로 기어코 앉혀놓기에 이르렀다. 바로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를 만지는 일이라곤 그저 업무에 관련된 것들뿐이었던 삭막한 그의 인터넷 창에 처음으로 사적인 즐겨찾기가 생성되는 순간이었다.


 회원 수가 얼마 되지 않은 카페에 가입하고 등업 신청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게임도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해 설치하다 지우기를 반복한 것이 무색하리만치 김독자는 모든 게시판의 글을 1페이지부터 하여 차근차근 읽기 시작했다. 카페 회원들이 올린 소위 ‘썰’과 ‘직찍’은 고작 몇 시간 전에 재방송을 통해 처음 만난 유중혁을 직접 만난 것마냥 짜릿한 간접체험을 선사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얼마 가지 않아 금방 동이 나고 말았다. 본인이 실제 직접 경험한 일도 아니거니와 거의 맛보기 수준에 가까운 대리만족은 마른 목에 고역이나 다름없었다. 급기야 등업신청글을 제외한 모든 전체 글을 두 번씩 정독하다시피 훑은 김독자는 망설임 없이 새 창을 띄웠다.


 검색란 맨 왼쪽에서 깜박이는 커서를 가만히 노려보던 김독자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이윽고 결심한 그의 손은 빠르게 내용을 채워나갔고, 엔터를 누른 순간 창은 바뀌었다. 


 검색창 상단에는 굵은 글씨체로 [DSLR 클래스 강좌]가 떠 있었고, 김독자는 맨 위에 뜬 링크부터 차례대로 그 내용을 확인하면서 보다 더 효과적으로 팬질할 방법을 모색했다. 본인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말이다.




2.



 “완전 팬이에요!”



 저 말을 뱉는 것과 동시에 김독자는 본인이 망했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정신을 놓기 전, 그러니까 거의 석 달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놓치지 않고 수강했던 ‘DSLR 클래스’를 수료하고 신이 나서 새 렌즈를 지른 직후의 김독자는 드디어 만끽할 수 있게 된 토요일의 자유에 신난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이었다.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는 해도, 대기업에 비하면 아직 햇병아리나 다름없는 신생 회사였다. 겨우 얻은 꿀 같은 이틀의 휴일 초입에서 유중혁에게 틀어 잡혀버린 김독자에게는 이게 정말 실현 가능한 일정이냐 싶을 정도의 빼곡한 업무와 일상이 뒤엉키는 것이 당연했다. 그나마 상황이 좀 나아져 일주일 중 6일 근무 상태에서 생긴 유일한 휴일 하루를 김독자는 아쉬워하지도 않고 클래스 강좌를 들으러 먼 거리의 출사까지 행차하곤 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굴러가자 주변에서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냐며 당연한 궁금증을 보였다. 김독자는 그냥 쉬는 날 보았던 드라마에 잘생긴 배우가 나왔는데 나중에 우리 회사 모델로 쓰면 어떨까 싶어서 직접 사진을 배운다는 얼토당토않은 대답을 내놓았고―창업 파트너인 한수영은 대놓고 그를 비웃었다―, 급기야 그의 일정과 업무를 묵묵히 보좌하던 유상아조차 사뭇 진지하게 병원에서 링거라도 맞아야 하지 않겠냐며 넌지시 걱정스런 소견을 보탰다.


 그리고 드디어 그 끝을 본 것이다.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카메라가 어느 정도 손에 익은 데다, 원하는 것을 웬만큼 잡아낼 줄도 알았다. 추가 수강은 필요 없다며 산뜻하게 안녕을 고한 김독자는 그 길로 전자상가부터 쫓아가 눈독 들이던 렌즈부터 질렀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바로 코앞에 있는 것처럼 끌어당겨서 찍을 수 있는 망원렌즈는 물론 광각렌즈까지 기어코 새로 장만한 그의 앞에는 이제 개인의 취향에 맞는 즐거운 출사 길만이 펼쳐지리라 의심치 않던 그 순간, 김독자는 마주하고 말았다. 


 실물 유중혁을 말이다.



 “와, 잘 생겼다. 연예인인가?”

 “나 저 사람 TV에서 본 것 같아. 그……, 엄청 오래 하는 미니시리즈 있잖아. 그 뭐지? 학교에서 하는 거.”

 “그게 그냥 학교지, 뭐. 네가 말하니까 익숙한데?”

 “그치? 맞지? 이름이 뭐더라?”

 “……유중혁?”



 유중혁. 이름이 들림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돌아본 김독자의 시선 끝에는 화면에 비친 유중혁이 아닌 순도 100%의 실물 유중혁이 있었다. 그것을 제대로 뇌가 인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고, 인지한 이후에는 그대로 블랙 아웃처럼 모든 기억이 끊기기까지 일순이었다. 그리고,



 “완전 팬이에요!”



 지금에 이른 것이다.


 망했다. 암, 시작도 전에 망했고말고.


 애초부터 입덕부정기를 가질 필요가 없었건만, 뭐가 아니라며 그렇게 버티고 버텼을까. 나중에 회사 모델로 쓰면 어떠냐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깔깔깔, 살다 살다 이런 대환장쇼는 처음 보겠다며 즐거워하던 한수영의 비웃음이 성가시게 귓가를 빙빙 맴돌았다. 거기다 대고 인제 와서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어 김독자는 닥치라고 속으로만 투덜거렸다. 이 빌어먹을 우연으로 실물을 영접한 지 고작 1분도 되지 않아 이렇게 무릎까지 꿇고 팬이라며 대대적인 광고까지 펼쳐버린 김독자의 선택지는 하나였다. 


 뻔뻔하게 도망가기.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진작 유중혁에게 저당 잡혀버린 그의 팬심은 이성이 제대로 된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한발 빠르게 제멋대로 움직여버렸다. 인사를 받는 쪽이 민망스러우리만치 정중하고 각 잡힌 영업사원마냥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것은 물론이오 당최 뭘 잘 부탁한다는 건지 목적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인사까지 통틀어서 김독자는 더할 나위 없이 매우 망했음을 깨달았다.


그래 봤자 어쩌겠는가. 물은 엎질러졌으니, 김독자는 품에 안은 소중한 렌즈를 더욱이 꼭 끌어안으며 냅다 공원을 가로질러 제집을 향해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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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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